-’다 함께 홀로’에서 벗어나는 방법-
1. 자신의 마음을 연다.
2. 수시로 타인의 근황을 물어 그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3. 자신의 근황을 공유해 비밀을 줄이고, 적극적으로 유의미한 교류의 기회를 만든다.
◈ 친구가 많아도 여전히 외로운 이유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폭격 속에 사람들은 갈수록 혼자 있는 시간을 잃어간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잠깐이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견뎌내지 못하며 더 많은 관계를 원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초조해질 뿐이다. SNS를 열어 매일같이 오늘 가진 친구와의 모임이나 내일의 약속 등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부러워질 때가 있을 것이다. ‘친구 많아서 좋겠다! 이 사람들은 외로울 틈도 없겠지?’
하지만 정작 그들에게 물어보면 의외의 답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렇다! 그저 함께 식사할 사람을 찾자면 스마트폰에 저장된 연락처를 뒤적여 얼마든지 약속을 잡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여전히 외롭다고 말한다. 친구는 많다면서 외롭다는 푸념을 늘어놓다니, 배부른 소리 아닐까? 현대인들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 중에 ‘다 함께 홀로’라는 것이 있다. 함께 모여 있지만 제각각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서로 교집합을 이루지 못하고 사실상은 모두 따로따로 인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다 함께 홀로’ 현상은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도 심심찮게 목격된다. 빠른 걸음으로 서로를 스쳐 지나가지 않으면, 이어폰을 귀에 꽂고 저마다 ‘감각 절연체'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도시인구는 계속 증가하는데, 사람들 간의 거리감은 조금도 좁혀지지 않았다. 인간의 문명이 오늘날까지 발전해오면서 지금처럼 혼잡하면서도 교집합이 없이 존재하는 상태는 또 처음일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심리학과에서 빅데이터 연구를 통해 페이스북 유저 수만 명의 연간 게시물을 합산, 가장 자주 사용된 단어를 워드 클라우드로 만들고 이를 유저의 심리 테스트 결과와 교차 비교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유저의 심리 상태에 따라 자주 사용하는 어휘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 중 우울증과 가장 연관이 깊은 단어는 바로 alone(고독/외로움)이었다.
2017년 미국 심리학회(APA)에서 발표된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외로운 조기 사망 위험이 커진다. ‘외로움'이 우리의 건강과 수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이미 ‘비만'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이며, 이 기세라면 ‘외로움'이 우리 사회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요소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친구가 많아도 외로움을 느끼며, 또 왜 ‘함께 있으면서도 여전히 홀로인 것일까?’
이는 어쩌면 우리가 자신 곁에 있는 친구들이 내가 원해서 사귄 친구가 아니라고, 혹은 자신의 이상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때때로 우리는 인연의 정도로 우정의 깊이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화가 잘 통하고, 항상 보고 싶은 사람은 자신과 인연이 깊다고 생각하는 반면, 대화가 뚝뚝 끊기고 아무래도 어색함이 느껴지는 사람과는 딱히 인연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솔메이트의 기준을 너무 높게 잡아 외로움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물리적 거리나 외적 현실에서 비롯되는 외로움이 아니라 내적 친밀감과 소속감에서 비롯되는 외로움일 수 있다는 말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심리학 분야에서 ‘외로움'이라는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최근에서야 비로소 ‘외로움'과 개인의 대인관계 망 사이의 관계를 토론하기 시작했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외로움을 느끼는데 친구의 많고 적임이 그리 큰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친구가 많다고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니며, 항상 외로움을 느낀다고 해서 친구가 적다는 뜻은 아니라는 소리다. 때로는 친구나 지인이 많을수록 오히려 더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영국의 인류학자 로빈 던바는 인간이 안정적으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해갈 최대치는 150명 정도로, 이를 넘어가면 인지 불안을 유발한다는 이른바 ‘던바의 수(또는 던바의 법칙)’를 발견했다. 현대인의 SNS 친구 수는 어쩌면 이를 훌쩍 넘어섰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친구 혹은 이러한 ‘관계'를 진짜 ‘관계'라고 할 수 있을까? 게시물을 확인한 김에 겸사겸사 누르는 ‘좋아요'와 짧은 댓글들이 정말로 한밤중에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 나누는 경험을 대신할 수 있을까?
SNS 폭격 속에 사람들은 갈수록 혼자 있는 시간을 잃어간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외로움을 당장에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잠깐이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못 견디며 더 많은 관계를 원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커지는 초조함에 악순환이 형성될 뿐이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바라는 것도 많아져 그저 사람을 사귀고, 누군가 나와 함께 있어 주는 것 그 이상, 즉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원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친구가 있어도 외로움은 갈수록 짙어지고, 유의미한 관계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주지 못하니 함께 어울릴 여러 명의 친구보다 몇 명의 친구를 원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을 외롭지 않게 하는 절친한 친구란 무엇이며, 유의미한 관계란 또 무엇일까? 연구자들은 우정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상호 간의 자기 표출 (Self Disclosure)’, 즉 자신의 상태에 대한 진솔한 교류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다른 사람과 교류할 때, 자신에 관한 모종의 정보를 전달하려는 시도가 우리에게 일종의 만족감으로 돌아오는데, 이러한 만족감이 외로움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만족감을 얻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과 교류할 때마다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유의미한 교류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시작되며, 이는 강요가 아닌 끊임없는 자기 표출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친구가 많다고 해도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거나, 함께 어울리기는 하지만 서로의 생활이나 취향, 성격에 대해 알려하지 않고 그저 즐기기만 한다면 자연스레 외로움이 싹틀 수밖에 없다. 반대로 친구가 단 한 명뿐이라도 그의 근황에 관해 속속들이 알고 있고 상대 또한 나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면 외롭다는 생각을 잘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다 함께 있어도 외로운' 상황에 힘겨운 순간이 온다면 외로움은 외향적 성격이 아닌 ‘유의미한 교류'와 더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을 상기하라. 외로워지지 않으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을 열어야 한다.
-’다 함께 홀로’에서 벗어나는 습관 들이기 -
1. 자신의 마음을 연다.
2. 수시로 타인의 근황을 물어 그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3. 자신의 근황을 공유해 비밀을 줄이고, 적극적으로 유의미한 교류의 기회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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