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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어떻게 해야 유능해 보일까?

by 비와낭만 2022. 8. 18.

 

● 자기 홍보 전략 (Self Promotion)

 1) 수행 선보이기  

유능하다는 평판을 정당하게 얻으려면 정말로 유능하면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무언가를 성취한 순간 지켜봐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경우가 가끔 생긴다.  동네 수영장에서 그림처럼 멋진 다이빙을 했는데 하필 아빠가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든지, 마침내 어려운 피아노곡을 잘 칠 수 있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엄마가 마당에서 일하고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아무도 보지 않는 가운데 성공의 순간이 지나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수행을 선보일 기회 즉 공개적으로 유능함을 보여줄 기회를 찾고 스스로 만들기도 한다. 예컨대 높은 다이빙대에서 막 뛰어내리려 할 때 영리하게 “아빠 보세요!”라고 소리치는 것과 같다.  춤을 잘 추는 사람이 사귀고 싶은 상대에게 춤 솜씨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어 음악과 춤이 있는 장소 근처로 저녁 데이트 코스를 잡는 것도 마찬가지다.

 

물론 선보이기 책략도 동전의 양면처럼 단점이 있다. 
어떤 분야에서 유능하지 않다면 공개적으로 그 능력을 선보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 같은 수행 능력을 선보이기는 아주 간단하다. 시선과 주목을 받을 만한 곳으로 움직여 가기만 하면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자신이 모의 게임에서 뛰어난 수행 능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 참가자들은 앞쪽 가운데 자리를 골랐다. 그리고 당연한 일이지만 스스로 수행 능력이 형편없으리라고 예상한 참가자들은 구석 자리를 골랐다. (Akimoto, Sanbonmatso &Ho, 2000)

 

 

가끔은 훌륭한 수행을 선보일 수 없을 뿐 아니라 무능함의 노출을 피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중요한 생각을 해내는 동안 상사가 주변에 없을 때도 있고, 억지로 무대에 끌려 나가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유능함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다른 전략에도 의지하게 된다. 

 

 2 ) 유능함 주장하기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유능한 사람으로 봐주기를 바랄 때 사람들은 자신의 성취에 대해 그냥 말하기도 한다. 사실 말로 유능함을 선언하는 행동은 그것이 ‘요청’될 때 효과적이다.  예컨대 면접을 보러 갔다면 자신을 홍보하는 말은 유능함을 전달하는 데 적절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Holtgraves & Srullm 1989: Kacmar et al., 1992) 자신의 유능함을 남들이 대신 말해주는 경우에는 특히 이득을 본다.

 

 

하지만 말로 유능함을 주장하는 데에는 위험이 따를 수 있다. 뻔뻔하게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겸손하지 않은 사람들은 미움을 사는 일이 많다. 또한 정말 유능한 사람은 굳이 자신이 유능하다고 주장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티가 난다”라는 일반적인 믿음이 있다. 그 결과 자기 능력이나 성취를 노골적으로 강조하는 사람은 본의 아니게 그 반대라고, 즉 사실은 그렇게 유능하지 않다고 암시하는 셈이 된다. (Jones & Pittman, 1982) 

이처럼 자기 홍보 발언은 겸손하지 않은 태도로 비치고 신뢰성이 있더라도 미미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전달하지 않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3) 유능함의 상징물 이용하기

 자기 홍보 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조언자에 따르면 대개 적절한 소품과 습관을 갖춘 사람들이 유능함을 연상시킨다고 한다. (e.g., Bly et., 1986) 예컨대 자기 홍보를 하려는 사람들은 일정표를 빼곡하게 채우고 전화를 바로 받지 말고 약간 뜸을 들이는 등 바쁜 모습을 보이라는 조언을 듣는다. 아주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4) 핑계 대기, 방해물이 있다고 주장하기

외야수가 쉽게 잡을 수 있는 뜬 공을 놓친 후에 “햇빛에 눈이 부셔서”라고 말한다.  또 숙제를 늦게 제출하는 학생이 이렇게 항변한다. “개가 먹어버려서요.” 거의 고전에 가까운 전형적인 변명을 보면 사람들이 수행을 시원찮게 한 뒤에 얼마나 쉽게 핑계를 대는지 알 수 있다. 사실 사람들은 수행 전에도 핑계를 댄다. 성공을 방해할 수 있는 장애물을 예견하고 관객에게 둘러댈 변명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설득력 있는 핑계도 가끔 있지만 핑계나 변명은 형편없는 수행을 설명해준다기보다 변명하는 사람이 기분 좋아지기 위해 하는 행동에 가까우며 다른 사람들이 받는 인상에 영향을 미친다. (e.g., Schlenker, Pointari & Christopher, 2001) 

 

이 같은 핑계 대기와 장애물 언급이 자기 홍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절감 원리’와 ‘증가 원리’에 따라 달라진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설명하겠다) 눈이 부셔 공을 놓쳤다는 이야기를 믿는다면 사람들은 실제 상황과 달리 외야수의 실패가 야구 실력과 연관성이 적다고 볼 것이다. 해가 눈부시게 내리쬐는 데도 공을 잡았다면 유능하다는 평판이 늘 것이다. 따라서 핑계 대기와 장애물 언급은 실패했을 때 무능한 이미지를 얻지 않도록 보호해주고 성공했을 때 유능한 이미지를 만들어줄 수 있다. (e.g., Erber & Prager, 2000: Giacalon & Riordan, 1990: Snyder & Higgins,1988)

물론 핑계 역시 자기 제시에 크게 해를 끼칠 위험이 있다. 
예컨대 유능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핑계를 대면 믿을 수 없거나 불성실한 사람으로 비칠 수 있다. 핑계가 다른 사람들을 탓하는 내용이라면 자기중심적인 사람으로 보이기 쉽다.  또한 거짓으로 핑계를 댄 사실이 밝혀지면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이처럼 핑계를 대는 행동에는 위험이 따르기도 한다. (Tyler & Feldman, 2007) 

 

성공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장애물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은 사뭇 다르다.  하지만 사람들은 가끔 그렇게 한다. 유능함을 보여주는 데 실제로 방해가 되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행동을 자기 불구화(Self-handicapping)라고 한다. 사람들은 자기 불구화를 통해 자신의 실패가 무능력 탓으로 간주할 가능성을 줄이는 한편 성공이 자신의 탁월한 능력에 힘입은 것으로 간주될 가능성을 높인다. 



2. 유능함이 중요해지는 상황

자신이 유능해 보이는지 특히 더 신경 쓰이는 상황이 있다. 
예컨대 수업 시간보다는 클럽에 있을 때 춤을 잘 춘다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쉽다. 마찬가지로 유능함을 더 신경 쓰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화학 과목 교수보다는 연애 상대에게 춤을 잘 추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을 것이다. 물론 아예 자기 홍보할 생각조차 잘 들지 않는 상황도 있다. 아빠가 아기에게 품 빠져 놀아주느라 바보 같은 몸짓과 표정을 짓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실패, 혹은 코앞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유능해 보이는지 더욱 신경 쓰게 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똑똑한 사람으로 생각해주기를 바란다면 시험을 망치는 일은 굉장히 위협적인 경험일 것이다. 어쩌면 그러한 사건이 자기 홍보 전략에 손을 뻗게 할 수도 있다. 

 

한 실험에서 사회적 민감성 조사에서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다고 들은 학생들은 이후에 적응을 잘하는 모습으로 자기 제시하는 경향이 특히 높았다. 이에 비해 조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들은 학생들은 좀 더 겸손하게 자기 제시했다. 조사에서 사회적 유능함을 확인받았기 때문에 호감 가는 사람으로 보이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Schneider,1969)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일부 참가자들에게 학업 성취도 조사에서 각자 배정받은 상대방보다 점수가 낮다고 믿게 했다. 그리고 그 상대방이 나중에 점수를 보고 해당 참가자를 평가할 것이라고도 알려주었다. 이 참가자들은 상대적으로 형편없는 수행에서 상대방이 받았을 나쁜 인상에 반박하기 위해 고등학교 시절 성적을 과장하고 쓰기 실력을 자랑하는 등 자신의 과거 학업 수행에 대해 거짓말할 가능성이 특히 높았다. (Tyler& Feldman, 2005)

 

유능해 보이고자 하는 욕구는 자신의 처지를 확신할 수 없는 모호한 상황에서 특히 강하게 나타나며 압박이 있거나 경쟁적인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에서는 행위자가 긴장해서 일을 망치거나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확률이 높아지기도 한다. (Baumeister & Showers, 1986: Beilock & Carr, 2001) 



3. 능력 평가에 대한 상반된 반응

수줍어하는 사람들과 달리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들은 자신의 유능함을 홍보할 기회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람들 앞에서 실패한 후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들이 현재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모하게 자기 홍보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1995년 제임스 셰퍼드, 로버트 아킨, 진 슬로터 가 밝혔듯 사회적으로 자신감 있는 사람들도 자기 홍보의 위험성을 안다. 세 연구자는 실험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IQ(지능) 검사에서 자신이 꽤 잘했거나 못했다고 믿게 했다. 일부 참가자들에게는 다시 한번 짧게 검사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런 후 모든 참가자가 짧은 설문에 응답했다. 실험 조건과 상관없이 수줍어하는 성향의 참가자들은 검사에서 자신이 앞으로 얼마나 잘 해낼지 평가할 때 상당히 겸손한 모습을 보이고 장래의 성공을 장담하지 않았다.

 

반면 사회적으로 자신감 있는 참가자들은 실패를 겪은 후 앞으로의 성공을 단언할 기회를 재빨리 낚아챘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은 검사가 곧바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에만 나타났다. 두 번째 수행 역시 평가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앞으로의 수행을 좀 더 겸손하게 예측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사람과 상황의 상호작용의 한 유형을 보여준다. 


즉 어떤 사람들(사회적으로 자신감 있는 사람들)은 특정 상황(다시 보지 않을 중요한 검사에서 겪은 실패)에 맞닥뜨릴 때, 자신의 평판에 난 상처를 회복할 수 있는(앞으로의 성공을 장담하는) 방식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특히 높다. 


슬기로운 직장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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